화양시가지 동쪽 입구 도로변에 아름다운 소나무가 있다.
열 세 그루의 관목인데 은은한 금빛을 띤 황금송(黃金松)이다. 금송(金松)과 아예 다른 토종이다. 심은 사람의 높은 안목이 보인다.
공주 송산리 고분에서 무령왕릉이 발견된 것은 1971년 7월이다. 국보급 유물을 포함하여 108종 2천9백여 점의 유물이 쏟아져 나와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중에 무령왕과 대부인(大夫人) 관곽이 금송(金松)으로 밝혀졌다. 유물을 보관 전시한 공주 박물관 뜰에 이를 기념하여 금송 두 그루를 심은 것을 보았다.
금정산 범어사에 삼국유사 영인본을 사러 간 일이 있는데 대웅전 앞에 금송 세 그루가 있었다. 참혹하게도 주간이 뎅겅 잘려나간 모습이었다. 일본인이 심은 것이고 일본 왕실의 상징성이 있다며 2014년 해운대 수목원으로 옮겼다.
일본은 조선 총독 관저 뜰에 금송 세 그루를 심었다. 박정희 대통령은 이 나무를 1970년 아산 현충사와, 도산서원, 그리고 금산의 칠백의총 앞에 옮겨 심었다. 이 나무들 역시 일왕을 상징하고 일본 특산종이라고 하여 다 옮겨졌다.
금송은 일본 오사까 인근 와카야마현 고야산(高野山)에 자생한다. 일본 진언종의 성지라 자체 관광객도 많은데 이들은 금송을 사 가지고 돌아간다. 조상의 묘소나 불단 등 신성한 곳에 바친다.
우리 대통령의 문장은 잘 알려진 대로 봉황 문장이다. 일본 왕실문장은 기쿠몬, 즉 국화 문장이다. 어느 제과회사의 아이스크림을 싼 과자 문양이다. 청도시장에서 파는 풀빵인 국화빵, 딱 그 꼴이다.
우리 정부 문장은 무궁화에서 열린 태극형으로 일부 바뀌었다. 일본의 정부 문장은 기리몬, 즉 동문(桐紋)이다. 고스톱의 속칭 똥피, 그놈이다. 오동(梧桐)과 동(桐)을 혼동하는 경우가 있는데 보랏빛 꽃이 피는 것은, 상촌(象村)의 시 ‘동로천년항장곡(桐老千年恒藏曲)’은 악기 만드는 동(桐)이고, 봉황을 보겠다고 심는 것은 푸른 오동(梧桐)이다. 구별을 잘 못하니 오동을 아예 벽오동이라고도 부른다. 아무튼 금송은 일본의 왕실이나 일본 정부의 상징이 아니다. 단지 그들이 신성시하는 경향이 있는 나무일뿐이다.
일본의 유명한 학자 모로하시데쓰지(諸橋轍次)라는 분이 있다. 일생을 바쳐 대한화사전(大漢和辭典)을 만들었다. 한자의 용례는 여기에 없으면 지구상에는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 이 책에 金松이 당연히 나온다. 태주(台州)에서 난다고 명시되어있다. 중국 저장성의 태주는 백제 22담로와 연관이 있다는 주장이 있다. 물론 고야산에 많다는 기록도 있다
금송이 일본의 상징이라서, 일본에만 나는 나무라서 옮긴다는 썰(設)은 통하지 않는다. 일본인이 심어서 기분 나쁘다? 이 말은 되는데 한마디로 지나친 콤플렉스라고 할 수도 있다. 현충사 성역화 사업을 한 박 대통령이 금송을 옮겨 심은 이유야말로 바로 일본을 극복하는 의미가 깊은 곳에, 일본인이 신성시하는 나무를 바쳐 극일 한다는 뜻이 아니었을까? 언제는 심은 나무를 못마땅해 하더니, 이번에는 나무 옮긴 것을 비평하느냐고? 논리적 층위가 다르다.
중국이 대단한 것 같지만 한(漢)족이 다스린 것은 한나라, 명나라 등의 고작 680년 정도라고 한다. 나머지 원, 청, 금, 여진, 흉노, 수, 등 이민족이 지배하거나 크게 당한 역사이다. 발음의 어감으로 약간의 혐오감이 있지만, 문무대왕 비에 왕의 조상이라는 글이 발견되어 관심을 끄는 흉노에게 온갖 수모를 당해가면서 한나라는 조공을 바쳤다. 쪽팔린다고 사서에서 숨겼지만 유방은 흉노의 신하가 되었고 죽은 뒤 마누라 여 태후는 성희롱까지 당했다. 미국은 8년간 전쟁을 치러 1783년 독립하기 전에는 영국과 프랑스의 식민지였고, 종교적으로도 친밀감을 느끼는 이스라엘은 애급 땅에서 430년간이나 종살이를 했다. 1914년도 세계의 85%가 식민지였다고 한다. 일본은 섬이라 물정 모르고 기고만장하여 미국에 대들어 핵폭탄을 맞았다. 오금을 못 쓰다가 좀 벌었다고 쫄랑거리는 멍청한 짓으로 또 염장을 질러 잃어버린 삼십 년을 치렀다. 그래도 미국의 푸들이다.
일제 강점기가 자랑스러울 것 없다고 그렇게 기죽을 것만은 아니다. 다만 철천지원수 왜넘 통치를 잊어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늘 앙앙불락하며 자충수를 계속 둘 필요가 있을까? 사람 모이는 곳이면 늘 나오는 말,
“你가 대통령이라고 생각해 봐라. 일본 용서하고 싶겠냐?” 그 가슴 아린 고뇌를 국민이라면 공감해야 한다.
힘없으면 당하는 것이 양의 동서, 시의 고금을 가리지 않고 통하는 철칙이고, 영원한 적도 무한한 아군도 없는 것이 국제사회이다. 우리가 지금 당장 원자탄 완성품은 가질 수 없겠지만 플루토늄을 엄청 많이 보유한, 만들기 직전의 일본 수준을 유심히 경계하며 따라잡아야 한다. 북한의 핵위협과, 中, 日의 군비 경쟁 속에서 원자력 잠수함, 항공모함과, 스텔스 전투기, 현무-5미사일 등등을 열심히 만들고 있는 것을 민초들은 기뻐하고 있다.
중국 것은 쓸 만한 게 없지만 걔들 문구를 쓴다고 어색 할 것도 없다. 나무에 분풀이하는 좀생이 같은 짓일랑은 말고, 지금은 도광양회(韜光養晦)하여 극일(克日)할 때이다. (2023. 8. 白又. 陳 相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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