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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맹주산 (狗猛酒酸), - 개가 사나우면 술이 시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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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맹주산 (狗猛酒酸), - 개가 사나우면 술이 시어진다.

모자라는 인격과 에이지즘(Ageism)

춘추전국시대에 술 빚는 솜씨가 좋은 장씨라는 사람이 있었다. 주막을 차렸는데 술이 맛있고 친절하며 인심까지 좋으니 항상 손님이 많았다. 그런데 어느 날 부터 장사가 되지 않더란다. 까닭을 몰라 마을의 양천이라는 현자에게 원인을 물었다.

양천 : “집에 있는 개딸 아니, 개가 사납지?”

장씨 : “조금 사나워도 집 지키고 말 잘 듣는 충견인데요?”

양천 : “주인 말 안 듣는 개도 더러 있지만 你 눈에 예뻐 보여도 손님은 두렵다. 술심부름 가는 애들은 더 겁난다. 그러니 손님은 떨어지고 술은 시어지는 구맹주산(狗猛酒酸)이 되는 것이다.” 잘 알려진 한비자 외저설우(外儲說右)의 이야기이다.


금년 우리나라 평균 수명이 83세라고 하니 1960년 52세에 비해 60여 년 동안 30여 세나 늘었다. 재수 없으면 100세까지 산다고 하는 우스개가 있을 정도이니 장수시대가 온 것이리라. 65세 이상의 노령인구는 올해 경북도가 이미 24.3%이다. 대충 네 명 중 한명은 노인이라는 말이다. 불가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인간이 반드시 겪어야 하는 네 가지 고통이 생로병사이다. 늙으면 병이 저절로 따라오니 노인들은 온몸이 쑤시고 아프다.


우리나라는 의료부분에서도 훌륭한 선진국이다. 의사 수도 비교적 많아 선진국답게 물리치료, 도수치료, 추나, 침, 등 고통을 치료하는 통증클리닉 의원이 농촌에도 더러 생겼다. 당연히 노인들이 주 환자이다.

아픈 노인의 행색이 당당하고 화사할 리가 없다. 더럽고 둔하다. 말귀도 어두우니 더 쓸모없어 보인다. 거기에 노인 냄새까지 풍기니 노화과정의 현상에 대한 편견, 경멸과 차별의 에이지즘(Ageism)이 나타난다. 거개의 의료 종사자들은 친절하고 상냥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다. 거동이 꿈 뜨고 행색이 남루하면 창구의 사나운 ‘狗’는 용케도 알아보고 위협한다. ‘주민번호! 못 외우면 주민증!’ 겨우겨우 접수하고 나면 ‘저기 앉아 기다려.’ 존댓말은 고사하고 아예 명령이다. 짖지 않는 ‘맹구’도 있다. 기다리다 지쳐 ‘순서가 어찌 되나?’ 묻기라도 하면 살기 띤 눈으로 노려보며 날아오는 말 “내가 앉아 기다리라고 했지요?” 짖는 놈 보다 물 확률이 더 높다. 모자라는 인격 탓이지만 대개 레귤러 멤버가 아니라서 친절교육을 받아본 일이 없어 그럴까? 측은지심을 귓전으로라도 들었을 테니 그 응대가 나쁘다는 것을 스스로도 안다. 그래서 혼자 하자니 찔리는 구석이 있어 젊은 후배에게 가르치고 심지어는 강요하고 있다. 놀란 눈빛으로 쳐다보니 항변한다.

“말귀를 못 알아들어요.”

시니어가 하지 말아야 할 행동에 그 사람의 ‘모자라는 인격에 대해 나무라지 마라.’라는 것이 있다. 그래도 노인 환자가 너무 안타까워 진료를 대기하는 옆자리의 환자와 우정 큰 소리로 얘기를 나눈다.

“어느 집에 혼담이 있었는데 늙은이들이 아가씨가 사납고 퉁명스럽다고 해서 깨졌다 하데.”

실제 중매 과정에 그 사람의 평판을 주위에 물었을 때 창구에서 한 행동 때문에 ‘못 쓴다.’ 한마디에 쫑 나는 것을 보았다.

“어느 집은 그 어미 말버르장머리가 더럽다고 깨졌다 하데.”

정작 안에 있는 원장 의사는 감쪽같이 모른다. 아니 당연한 것으로 알고 있는지도 모른다. 약간의 말썽이 있어도 집 잘 지키고 자기에게 충성하는 ‘맹구’일뿐이다. 


의료의 서비스업 여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겠으나 그 종사자가 도도하게 군림하던 시대는 이미 지난 지가 오래인데 아직도 못된 버릇을 고집하고 있다면 장래가 뻔히 보인다. 집에 기르는 애완, 아니 반려동물도 자기를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를 용하게 안다. 하물며 인생의 우여곡절을 다 겪은 노인이 병이 들었다고 그 불친절, 구박을 모를까? 참고 있었을 뿐이지. 치료를 받고 돌아가는 그 노인은 문을 나서자마자 참았던 울분을 쏟아낸다. ‘你는 안 늙나 보자.’ 술이 시어지는 원인을 모르던 그 곳은 얼마 안 가서 문을 닫았다.


노인이 많이 찾는 의료기관만 그런 것이 아니다. 관공서의 민원대, 기관단체의 창구, 마트의 계산대, 도처에서 스스로 ‘모자라는 인격’을 증명하고 ‘레귤러 멤버’가 아니라고 주장하며 ‘에이지즘’을 입증하는 사람들이 있다. 문제는 정작 그 주인은 사랑스러운 자기 집 개가 사람을 쫓아내는 사나운 맹구(猛狗)인 줄을 모르는 것이다. 그 결과는 주인에게 돌아가 술이 시어진 업체는 문을 닫고, 신망을 잃은 단체장은 낙선하며, 평판의 화살은 자기에게도 돌아가 인생 중대사를 망친다.


나라를 운영하고 국민을 위하겠다는 정치집단에도 사납게 짖으며 물려고 하는 멍청한 ‘맹구’가 설치는 세상이다. 그러니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사람은 투표권도 제한해야 한다는 헛소리가 나온다. 삼복더위가 다 지나갔나? 그 애, 아니 걔, 아니 犬 얘기로 기분 나쁘다며 물려고 덤빌 인격 없는 도그도터(dog daughter)가 있을까 걱정된다. (2023. 9. 白又. 陳相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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