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도(糊塗)는 풀칠이다. 풀칠하면 바탕이 안 보인다. 똑똑함을 감추고 바보 같아 보이는 것은 어려운 일(難得)이다.
천자문에 기전파목 (起翦頗牧)이라는 구절이 있다. 백기, 왕전, 염파, 이목 이라는 춘추전국시대 장수 이름이다. 이 중 왕전(王翦)이 눈길을 끈다.
이신장군이 초나라에 패배하자, 나중에 시황이 된 영정의 명으로 왕전은 60만 대군을 이끌고 초나라로 쳐들어간다. 출전하면서 왕에게 ‘큰 저택과 좋은 땅을 줄 것’을 간곡히 부탁한다. 진격하면서 보고를 다섯 번이나 올리는데 늘 ‘저택과 좋은 땅을 언제 줄 것이냐?’고 재촉했다. 부하가 심하다고 충언을 하자 “왕은 의심과 질투심이 대단하다. 전쟁에서 이기면 바로 죽는 길이므로 쫌생이 짓을 해 딴 마음이 없다는 인식을 심어주어야 한다.” 왕전은 전쟁에 이기고도 오복중 하나인 고종명을 누렸다.
유방이 중국을 통일하는데 큰 공을 세운 한신은 제나라 왕이 되고, 이어서 초나라 왕이 되었는데 유방의 아내 여후에게 아작이 났다. 토사구팽이다.
한나라 공신들은 대개 팽(烹)당했는데, 장자방은 장가계에 은신하여 살았지만, 소하는 일등공신이면서도 살아남았다. 소하가 끊임없는 병참지원을 하여 전쟁에 이겼고 민정도 잘 보살펴 인기가 하늘을 찌를 듯 했다. 너무 잘나가는 것이 걱정된 소하는 남의 재산을 뺏는 등의 자충수로 비난하는 상소가 이어졌고, 나중에는 유방의 사냥터를 민간에 돌려주라는 헛소리까지 하다가 감옥에 갇혔다. 부러울 것 없는 처지에 푼돈을 탐내는 호도한 모습을 보여 유방과 여후를 안심시켜 살아남고 고종명을 누렸다.
서기 379년 진왕(秦王) 부견은 양양을 공격 함락하고 습착치(習鑿齒)와 도안(道安)을 데려왔다. ‘사해습착치, 미천석도안’이라는 대화가 전해 질 정도로 습착치는 대단한 인물인데 그 후손이 습근평(習近平) 즉 시진핑이다. 등샤오핑은 중국 체제가 독재로 가면 안 된다고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장쩌민은 등샤오핑으로부터 행정 권력만 받았고, 후진타오는 장쩌민이후 주석 직만 받고 군사권은 받지 못했다. 등소평이 제도를 마련한 후 정권을 완전히 받은 이가 시진핑으로, 중화인민공화국 주석이자,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이고 공산당 총서기이다. 집권 3기 지금의 상황으로는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것 같다.
삼국지의 장판교 대전에서 유비의 아들인 아두(阿斗), 촉한의 마지막 황제인 유선(劉禪)을 구해 온 것은 조자룡이다. 적진 속에서 구해 온 아들을 바치자 ‘이놈 때문에 장군을 잃을 뻔 했구료.’ 하며 패대기 쳤다한다. 대단한 ‘쑈’라고 생각 하지만 그때 머리를 다친 아두가 투미해 졌다는 썰이 있다. 그 때부터 ‘아두’라고 부르면 ‘멍청이’라는 뜻이다.
16살 때 아버지를 따라 하방된 시진핑은 7년간 토굴생활을 하고, 여러 번 실패 끝에 겨우 공산당에 입당했다. 의견을 내 세우는 법이 없고 옅은 미소를 띤 그에게 ‘아두’라는 별명을 붙인 것은 충칭시 당서기를 지낸 보시라이(薄熙來)이다. ‘아두’라고 부른 결과는 뻔하다. 보시라이는 시진핑과 대권경쟁을 벌이다가 수뢰죄로 15년을 받고 복역 중이다. 아둔한 아두!
주석이 된 그는 10년으로 제한된 임기 조항을 없애는 헌법 개정을 하여 장기집권의 기틀을 마련하고, 3연임을 시작 하면서 마오쩌둥, 등샤오핑 반열에 오르고 있다. 장쩌민과 후진타오 간에 갈등이 있을 때 ‘아두’를 주석에 올려놓으면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을 것이라 서로 생각 하지 않았을까? 더 멍청한 아두들!
우리나라에도 아둔해 보인다며 마음대로 조정하고 싶었다가 실패한 배반의 아이콘이 있다. 당수 팔단은 ‘난득호도’를 실현 했던 것으로 나는 본다.
시진핑의 ‘아두’ 여부는 곧 판가름 나게 되어있다. 우선 중국의 고급인력 실업 문제이다. 이들에게 상산하향, 즉 하방,- ‘촌에 가서 농사나 지어라.’고 말했다. 토굴생활 7년의 스톡홀롬 증후군인가? 우리도 ‘중동에 나가면 된다.’고 말했다가 영화 ‘친구’의 명대사 – ‘니가 가라, 하와이!’ 라고 반격 당한 일이 있었다. 문화혁명을 아는 고급인력이 하방에 응 할까?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다. 이걸 강요하면 아두이다. 그런데 이미 1인체제 구축을 위해 ‘반 간첩법’과 ‘공안행정처벌법’으로 제 2의 문화혁명 조짐이 일고 있다.
중공은 대만을 무력통일 할 것이라고 공공연히 말하는데, 장기집권 황제의 국민적 영웅극이 필요하므로 정황의 일리가 있다. 수나라에 대응한 고구려의 들판을 태워버리는 청야(淸野) 전술을 층위가 다르게 응용한 미국은, 중국의 목표중 하나인 대만의 TSMC를 폭파하겠다고 했다. 실제로 세계적 투자가 ‘워렌버핏’은 대만에서 이미 철수했다. 이 전술은 ‘러-우크’ 전쟁에서 러시아 독일 간의 가스 공급에도 나타나 바다 속의 가스관이 폭발되었다.
대만 침공 시기를 미국대선이 있는 2025년, 시진핑의 4연임 결정년도인 2027년으로 학자라는 점쟁이들이 보는데, 쳐들어간다고 미리 알리는 병법은 없다. 그런데도 중국은 나팔을 분다. 말라카 해협 봉쇄로 식량과 에너지 위기가 올 것까지 알면서도 전쟁할까?. 그러나 전쟁의 승패, 14억 인구 중 얼마간의 생명보다 종신집권이 중요하다.
또한 방법은 흑룡강 옆 동해 쪽 땅을 고토회복이라는 이름으로 러시아로부터 빼앗는 전쟁이다. 이것은 ‘러-우크 전쟁’ 결과에 따라 방향이 결정된다. 이러한 일들이 ‘강 건너 불구경’이 아니라 우리에게 직접 영향이 있다는데 큰 문제가 있다. 원래 아두인 村漢(촌놈)도 엿보는 ‘시진핑이 난득호도냐 아두이냐.’의 문제를, 나라의 나으리들이 알지 못할 리가 없다. 잘 대처 할 것이다. (2023. 9. 白又. 陳相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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