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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대표 구속영장 기각과 법불아귀(法不阿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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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대표 구속영장 기각과 법불아귀(法不阿貴)

황당할 사람과 애석할 사람 – 정국 감상 2

우리나라 헌법은 1919년 임시정부에서 제정했다가 1948년 7월 17일 본 제정 후 9번의 개정을 거쳤다. 우리 법률이 근년 1590여 개라는 통계가 있지만 지속하여 개폐가 반복된다. 뻔한 말을 하는 연유는 우리나라가 법치국가라는 말을 하기 위해서이다. 


법치주의 사상은 고대 그리스 플라톤의 법사상에 기원한다지만 동양의 법가인 한비자도 빼놓을 수가 없다. 한비의 법사상을 대표하는 유명한 말이 제6편 유도(有度)에 있다. 법불아귀 승불요곡(法不阿貴 繩不撓曲)이다. 잘 알려진 대로 ‘법은 귀하다고 아부 않는다, 먹줄이 모양에 따라 구부러지지 않는 것과 같다.’라는 얘기이다. 우리나라 법치주의를 말하면서 하필이면 기원전 200년대 사람을 들먹이느냐 하면, 이 말은 법의 평등성을 나타낼 때 자주 등장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현 검찰총장의 작년 9월 취임사에도 인용되었다. 법 앞에는 수직관계가 아닌 수평관계라는 뜻이리라. 


 거대 야당의 현직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9월 27일 기각되었다. 9시간 17분의 심사 끝에 발표된 892자에 이르는 장문의 기각 사유에 눈길을 끄는 것은 ‘피의자가 정당의 현직 대표로서 공적 감시와 비판의 대상 점을 감안할 때’라는 부분이다. 유명 일간지 보도에 영장 심사 경험이 있는 부장판사 출신의 변호사가 ‘야당 대표라는 존재에 비중을 둔 판단’이라고 했다 한다. 


법률에 무지한 촌한(村漢)의 ‘단장 취구’ 편견 으로는 피의자가 정당의 현직 대표가 아니었다면 구속했다는 말일까? 법 앞에 평등하다는 한비자의 ‘법불아귀’는 어디 갔다는 말일까? 그전에 구속되었던 전, 현직 대통령은 그 직분이 귀하지 않아서 감안하지 않았고, 공적 감시와 비판의 대상이 아니었다는 말일까? 관련된 혐의로 이미 구속된 사람이 21명이라는데 그 사람들은 신분이 귀하지 않아서 구속된 것일까? 구속되었던 전현직 대통령, 관련 종범 21명뿐이 아니고 그들을 구속했던 법관은 황당하지 않을까? 법 앞에 평등을 외치며 취임 인사에 ‘법불아귀’를 즐겨 쓰던 사람들은 어이없어하지 싶다. 아니 2천 3백여 년 전 한비자와 그를 가르친 순자도 허망하지 않을까? 그보다 더 난처한 쪽은 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을 가결한 국회의원, 국회 그 자체이다. 국회가 의결한 정치적인 결정이 법관 한 사람에 의해 우습게 된 경우이다. 구속적부심의 합의심제가 또다시 대두되리라.


 헌법 11조에 명시하기를 ‘성별, 종교, 사회적 신분..... 기타의 이유로 차별받지 아니한다.’라고 하는데 감안은 무슨 말인가? 그러면 지나간 일은 덮어 두더라도 지금 구속된 21명도 풀어주는 것이 평등하지 않을까? 개그맨의 한 때 유행어 ‘그때그때 달라요.’라는 말은 이때 쓰는 말인가보다. 기각 사유 전체를 통철하여 거기에 담긴 깊고도 오묘한 깊은 법리를 알아내지 못한 필자의 단순 무식한 오독 편견이었기를 바란다.

 

구속영장 기각을 황당하다고 하는 경우만 있는 것이 아니고 대단히 아쉬워할 사람도 있으리라. 우선 영장을 청구한 검찰 측일 것이나 기각이 무죄라는 말이 아니고 오히려 ‘혐의가 소명되는 것으로 보인다.’라는 문구를 볼 때 유죄라는 말로 봐도 무방할 정도이고, 재청구의 방법도 있으며, 추가 기소 등등과 진행 중인 재판의 1심 결과가 곧 나올 것이라 하니 아쉬움이 그다지 커 보이지는 않는다. 여당 입장도 구속된 것 보다 사법 리스크에 전전긍긍하는 야당을 상대하는 것이 오히려 새로운 리더보다 더 나을 수도 있으므로 크게 서운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민주 자체가 다양성이라는 함의를 가질 텐데 같은 의견을 내지 않으면 겉 푸르고 속 붉은 수박이라고 하는, 수박 감별법까지 등장했다니 참으로 난감하다. 일사불란, 획일, 전체주의, 단색 취향은 그렇게 반대를 부르짖던 독재, 전제, 나아가서는 파시트적인 정서의 탯줄이 닿아 있는데 국민의 표로 뽑은 국회의원이 다른 소리를 내면 수박이라?


대표가 영장 심사를 받으러 갔을 때 빈자리 좌우에 앉아서 드디어 때가 왔다고 (속으로 외치면서) 수박을 가려내고 공천의 칼날을 휘둘러보려 했던 사람이 있었다면 기각이 어찌 섭섭하지 않을까. 유가에는 군신유의(君臣有義, 대표가 君이 아니어도 편의상)를 말하지만, 한비자 제32편 외저설(좌상)이 맞다면 이 경우는 有義가 아닌 有利, 즉 이익에 따라 움직인다.


‘일생 한번 올까 말까한 기회’가 잠깐 스쳐 갔으니 어찌 아쉽지 않을 수가 있으랴. 그러나 다가오는 1심의 판결, 추가적인 기소 등등으로 찬스가 곧 올 조짐이 여러 곳에서 보이니 너무 서운해할 것도 없겠다. 문제는 일사불란이나 획일은 민주가 아니라는 것을 모두 알고 있고, 어쩌면 선거법 위반과 관련하여 국비 보조금을 반납해야 할 경우도 義가 아닌 利 관계가 실천될 것이니 이 구조가 유지되기 어렵다는 우려이다. 그때는 애석 정도가 아니고 통탄할 일이지 않을까? 


늦기 전에 새 프레임으로 민주 발전이 이루어지기를 혹시나 하며 기대 해 본다. 우리나라는 독재나 전제가 아니고 법불아귀의 법치에 기반한 민주주의이며, 이는 다양성을 포용하고 건전한 경쟁을 통해 더 나은 방향으로 국가와 국민이 나아가기를 추구하기 때문이다. (2023. 10. 白又 陳相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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