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 미술의 거장인 이배 작가가 지난 23일 모계중·고등학교에 장학금 3억원을 기탁했다.
모계중 23회 졸업생인 이배 작가는 숯의 화가라고 불리며, 독창적인 화풍과 정체성의 단색화가 특징적이다.
특히 프랑스 문화예술훈장(기사장)을 아시아인 최초로 수훈 받고 파리, 뉴욕, 도쿄 등 세계 곳곳에서 개인전 전시회를 여는 등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그가 작가로서 사랑받게 된 출발점에는 한 선생님의 따뜻한 관심과 사랑이 있었다고 한다. 중학생 시절 이배 작가는 모계중학교 미술 선생님이셨던 故문곤 선생님에게 재능을 인정받으며 화가의 꿈을 키웠다.
집안의 반대로 화가의 꿈을 포기할 뻔한 제자를 위해 선생님은 직접 부모님을 설득해 꿈을 계속 키우도록 지지했다. 또한 어려운 형편으로 대학 진학에 어려움을 겪는 제자를 위해 물질적으로 지원하는 등 사랑을 베풀었다.
이배 작가는 선생님께 받은 사랑을 잊지 않고 다시 후배들에게 베풀고 있다.
지난 2014년 모교에서 특별 강연을 진행하며 후배들을 격려했고, 2019년에도 작품 6점을 기증하는 등 모교에 대한 깊은 애정을 보여주었다.
특히 ‘신체의 기억’이라는 제목의 작품 6점은 작가 자신의 기질과 개성을 결정하게 된 고향 땅 청도의 기억을 담고 있으며 모계고등학교 갤러리에 전시돼 현재까지도 많은 학생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이배 작가가 쾌척한 장학금 3억원을 기반으로 문곤·이배장학회가 설립된다.
당초 이배 작가 측에서는 문곤 선생님의 사랑을 기억하며 문곤장학회로 명명하길 바라였으나 학교 측의 설득으로 문곤·이배장학회로 발족하게 됐다.
장학회는 학교의 발전기금계좌와 분리된 별도의 계좌로 운영하며, 매년 2000만원 이내에서 모계중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지급된다. 특히 이배 작가의 뜻에 따라 미술학도를 위한 별도의 장학금도 마련됐다.
이배 작가는 “충분한 지원을 하기에는 미미한 금액이지만 필요한 곳에 쓰이길 바라는 마음이다”며 “세상이 너무 빠르게 흘러 잊고 살아가는 경우가 많은데, 고향을 방문해 귀한 시간을 가지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도 된 것 같아 너무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장석재 교장은 “모교를 잊지 않고 큰 사랑을 베풀어 주셔서 작가님께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 우리 학생들이 작가님의 사랑을 기억하고 성장하여 또 다시 베푸는 선순환이 일어나길 바라며, 작가님의 작품 활동도 형통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모계중·고등학교에는 교직원이 뜻을 모아 설립한 사도 장학회를 비롯해 4개의 교내 장학회와 총동창회 등 34개의 단체로부터 장학금을 수여하고 있다. 연간 약 1억원의 장학금이 학생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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