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분이 지나 낮이 길어지면서 따뜻한 기운이 대지를 감싸고 어느새 봄기운이 완연하다. 올해 벚꽃의 개화기는 지난해 보다는 늦지만, 벚꽃 개화기 조사 이후 다섯 번째로 빠른 해라고 한다. 농부의 마음도 덩달아 바쁘게 느껴진다.
3월 말경이 되면 감나무의 눈들이 잠에서 깨어나 발아가 시작된다. 그런데 해마다 감나무의 새순들을 시샘하는 서리로 인해 지역이나 해에 따라서 큰 피해를 입기도 한다. 봄에 비가 오고 기온이 올라가면 발아가 촉진되는데 발아 시기가 빨라질수록 서리피해의 위험도 커지게 된다.
우리군에서 서리피해를 많이 입는 시기는 4월 4일에서 10일경이나 해에 따라서는 4월 중순에도 피해를 보는 경우가 있다. 공기의 흐름이 막히는 협곡이나 평지에서 피해가 많으며 같은 지역이라도 지대가 낮은 곳이 높은 곳보다 피해가 심하다. 또 낮 기온이 많이 올라가는 남향지역 같은 양지쪽의 나무들이 음지보다 피해를 많이 입는데 이유는 양지쪽의 나무가 발아가 빠르기 때문이다.
겨울철 동해에 견디는 힘은 그 나무의 저장양분과 관련이 크다. 그러나 봄철의 서리피해는 서리가 내리는 시점의 새순의 생육 정도에 영향을 받게 된다. 휴면중에 있는 눈은 동해에 강하지만 발아가 시작되어 생육이 진전될수록 언 피해에 더욱 약하게 된다.
최근의 기상 상황을 보면 봄이 점차 빨라지는 경향이다. 지난해에도 3월의 기온이 높아 자두, 복숭아 등의 개화 시기가 빠른 상태에서 4월9일에 서리가 내려 많은 피해를 입었다. 이러한 동상해는 피해가 심할 경우 당년의 수확량 감소는 물론이고 심할 경우 열매가 없으므로 도장지의 발생이 많아 그 이듬해 결실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서리피해를 자주 입는 지역에서는 피해 예방을 위한 대책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서리피해를 예방법으로는 과수원에 왕겨나 폐유 등을 이용한 연소법과 SS기나, 스프링클러를 이용한 살수법이 있으나 온도가 심하게 내려가거나 저온의 지속시간이 길 때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최근에 보급되고 있는 온풍 방상팬은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농가 자부담으로 설치하기에는 비용이 부담되는 것 같다.
평소 서리피해가 잦은 지역에서는 토양을 청경으로 관리하는 것이 좋은데 마른 풀이나 비닐 등이 피복되어 있으면 복사열이 차단되어 서리가 올 경우 피해가 더 커지게 된다. 근본적인 대책으로는 서리피해가 상습적으로 일어나는 지역에서는 신규과원의 조성을 지양하되 감나무를 심을 때는 대목을 공대(감씨)를 이용하면 발아시기가 늦어 서리피해의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
서리피해를 입은 과원은 피해 정도에 따라 관리방법이 달라지는데 피해가 심해 결실량이 부족한 과원에서는 웃거름 시용을 하지말며, 도장지 관리를 위해 반드시 7월 중순까지 하기전정을 실시하여 수세 안정과 함께 내년도 꽃눈 확보에 힘써야 한다.
조기동 영농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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