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감은 견, 안감은 면포와 견면 교직물이며 솜을 넣고 누빈 남자 저고리
사진:10일 국립대구박물관이 펴낸 '경북 청도군 고성이씨 이징 묘 출토 복식'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무덤의 주인은 고성이씨 후손인 이징이라는 인물로 파악됐다. 사진은 목관의 뚜껑을 분리한 모습/국립대구박물관 제공
2014년 청도 고성이씨 문중 묘 이장 때 발견된 석회층으로 둘러싸인 회곽묘의 주인이 조선시대 인물인 이징(1580~1642)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국립대구박물관이 펴낸 '경북 청도군 고성이씨 이징 묘 출토 복식'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무덤의 주인은 고성이씨 도사공의 후손인 이징이라는 인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박물관은 경북 청도의 고성이씨 문중 묘 이장 때 발견된 출토복식류 117점을 2015년 기증받아 2022년까지 약 7년에 걸쳐 기증품 전체에 대한 보존처리를 국립중앙박물관과 함께 수행했다.
그리고 기증품에 대한 과학적 분석에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의 법의학팀 등이 참여했다. 보고서에는 출토복식류 현장 수습 과정에서부터 과학적 분석 및 보존처리 결과까지의 전 과정과 출토유물의 상세한 설명을 담았다.
조사 성과 중 주목할 점은 무덤 주인(묘주)에 대한 내용이 적힌 묵서가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묘주가 입고 있었던 의복류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발견된 묵서에는 총 4행에 걸쳐 글자가 적혀 있었는데 정대영 학예연구사는 분석을 거쳐 ‘조선국 경상좌도 청도군 북쪽의 수야리에 거주하는 경진년생 이징은 임오년 11월 초6일 임신일에 사망했다’고 해석했다. 묘주의 정확한 이름과 거주지, 생몰년 등이 적혀 있었다. 묘주 이징은 현재의 청도군 이서면 수야리에 살았던 사람으로 62세에 사망한 것으로 확인된다.
또 보고서에는 출토유물과 관련한 다양한 분야의 연구 논고 5편도 함께 수록했다. 논고는 국립중앙박물관 박승원 학예연구사의 ‘이징 묘 출토 의복류의 구성과 특징’, 국립대구박물관 박운지 학예연구원의 ‘이징 묘 출토 직물류 보존처리 연구’, 국립전주박물관 박미선 학예연구사의 ‘이징 묘 출토 지류 보존처리 연구’, 국립대구박물관 이효선 학예연구사의 ‘이징 묘 출토 목제 치관제구 재질 분석’, 그리고 경희대 한국고대사고고학연구소 홍종하 교수의 ‘이징 묘에서 발견된 미라에 대한 생물고고학적 분석’ 등이다.
이 중 ‘이징 묘 출토 의복류의 구성과 특징’은 서울대 법의학팀의 해부학 교실에서 진행한 출토 복식의 해포와 수습 과정과 관련 영상을 토대로 당시 염습에 사용된 의복의 종류와 착장 순서를 비롯한 장례문화를 잘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이징 묘 출토 지류 보존처리 연구’에서는 출토된 묵서 및 지류 뭉치의 섬유 종류를 분석함으로써 그 당시 종이가 닥나무 섬유였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이징 묘 출토 목제 치관제구 재질 분석’에서는 목제 치관제구(장례에 사용하는 용품 및 장비)인 목곽, 목관, 칠성판, 운삽(발인할 때 영구의 앞뒤에 세우고 가는 널판) 제작에 소나무가 사용되었음을 밝힐 수 있었다.
‘이징 묘에서 발견된 미라에 대한 생물고고학적 분석’에서는 서울대 의과대학에서 실시한 CT촬영, 고DAN 분석, 안정성동위원소 등의 생물고고학적 분석을 통해 묘주의 생물학적 삶과 관련한 정보를 밝혀냈다.
묘주는 조선시대 일반적인 남성보다 큰 키로 영양상태는 양호했고, 이소폐흡충증을 앓았으며,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되었음을 확인했다. 또한 고기생학충 분석을 통해 생전에 농작물 외에도 민물고기나 가재 등을 날것으로 섭취하였음을 알 수 있었다.
국립대구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연구는 16세기 말에서 17세기 초의 조선시대 남성 복식 연구를 위한 자료 확보뿐만 아니라, 당시의 사회문화적 환경을 이해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국립대구박물관 홈페이지에서 누구나 다운로드 받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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