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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야 나무야, 겨울나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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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야 나무야, 겨울나무야

예산이 넘쳐서 생긴 일일까?

도로를 내면 가로수를 반드시 심는 좋은 관행을 우리는 갖고 있다. 그 나무를 강 전정해서 말뚝 꼴을 만들어 비난을 받는 경우가 더러 있다. 시가지의 경우는 전깃줄에 방해가 될 때, 상가의 간판을 가려서 생업에 지장이 있는 경우, 일조권 문제 등등의 이유가 있고, 교외의 도로는 농작물의 피해, 바람에 쓰러져 일으키는 사고 예방을 위해서 등으로 나름대로 사유가 있다

그래도 볼썽사나운 모습은 힐난의 대상이 된다.

 

길가에 은행나무를 많이 심는데 공기를 정화하는 역할 외에도 풍요로운 모습과 아름다운 단풍으로 사랑을 받고, 태풍에 넘어지는 경우도 거의 없다. 열매 냄새 문제가 있는데 심을 때 숫 나무 가지로 접을 붙여 심으면 될 것을 게을리 하여 그럴 뿐이다. 잘 알려진 대로 우리 고장의 적천사와 이서 대전리의 크고 아름다운 은행나무는 천연기념물이다. 미국의 필라델피아 바트램 식물원에 북미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나무가 있다고 한다. 1730년에 심은 이 나무는 놀랍게도 그 조상이 도 기념물 109호인 우리고장 매전 하평리의 은행나무라고 아이오와 주립 대 박사인 전영우 교수가 밝혔다.

 

공자는 은행나무(살구나무라는 설도 있다.) 아래에서 제자를 가르쳐 행단이라는 말이 생겨났고 그 연유로 서원이나 제실에도 많이 심는다. 청도의 상징, 충효의 자랑인 자계서원에도 당연히 은행나무 노거수가 있다. 1911년 개교하여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청도초등학교의 학교 나무 즉 교목(校木)은 은행나무이다. 큰 인물을 상징하고 굳센 의지와 아름다운 마음을 상징한다는 지정 취지에 크게 공감한다.

 

국도 20호가 청도 시가지를 우회하면서 청도초등학교는 국도변을 다행히 벗어났으나 도로를 넓히면서 원래의 정문이 없어졌다. 안타까운 일이나 나름대로 합당한 이유가 있는 셈이다. 많은 차량이 어린이 보호구역을 지나다니면서 제한속도의 불편을 당연히 감수하고 공감하며 질서를 지킨다. 천천히 운행하면서 조심을 하면 학교의 아름다운 풍광이 눈에 들어온다.

어느 날 교정의 은행나무가 사투리로 모지랑 빗자루꼴로 변했다. ‘이게 아닌데? 가로수 전정에 사연이 있듯이 무슨 피치 못할 사정이 있겠지...’ 하는 중에 침엽수 한 그루가 누렇게 마르더니 죽었다. 시간이 지나 가보니 네그루나 되는 은행나무 상징 교목, 가지를 거침없이 잘라 새순이 우거진 몽땅 연필꼴로 만들어 놓았다. 그럴만한 이유를 찾을 수가 없다.

 

소나무는 고려를 상징한다는 설 때문에 조선시대 정원에 심기를 한때 기피했다고 하나 품위 있는 자태로 근래에 크게 주목을 끌고 있다. 추사의 세한도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절개와 굳은 기상의 상징이라 애국가에 나올 정도이다. 정원수로 쓸 만한 오래된 소나무는 부르는 게 값이라고 한다. 당연히 학교 조경의 나무로는 더할 나위 없이 기품이 높은 나무이다. 교정에 있던 침엽수 중 하나, (소나무 였던 듯...)학교의 장구한 세월, 역사의 상징은 졸업생들의 추억과 함께 영원히 사라져 그루터기만 남았다. 용케 살아남은 나머지 두 그루를 보니 그 원인이 보인다

 

소나무 가지 끝을 자르고 잎은 가지 끝 부분에만 조금 남기고 모조리 없애 버렸다. 하나는 나무의 줄기, 즉 수간(樹幹)의 윗부분까지 뎅캉 잘랐다. 청도에 많은 감나무는 중심 줄기를 자르는 경우가 있다. 너무 높아 감을 딸 때 사람이 떨어져 다치기 때문이다. 그래도 활엽수는 다시 가지를 뻗고 살아간다. 침엽수 주간을 냉큼 자르는 것은 죽으라는 짓이다. 살아남은 나무가 해송이라 다행히 생명은 건졌지만 꽁지 빠진 장닭 꼴이다. 부산에 혈청소라고 통칭하는 농림축산검역본부 영남지역본부가 잘 기른 소나무로도 유명하다. 눈을 씻고 보아도 주간이나 가지 끝을 자른 꼴불견이 있을 리 없다. 청와대의 아름다운 소나무도 그렇게 모질게 잘라놓은 것을 보지 못했다.

 

학교 상징인 은행나무는 이렇게 키운다(?)는 모습을 가르쳤을까? 아름드리 침엽수도 이렇게 하면 죽는다는 반면교사 이었을까? 이 가지치기를 선생님이 시켰을 리는 절대 없다.

나라가 백년대계인 교육에 엄청난 예산을 투입하고 공을 들인다는 기쁜 소식은 늘 듣는다. 요즈음은 그런 일이 없지만 멀쩡한 보도블록을 꼭 년 말에 교체해서 비난이 일고 있다는 논란이 연상 되는 것은 어째서일까? 항아리 속에 든 것이 꿀인지 된장 인지 알려고 한 단지를 다 먹을 필요는 없다. 한번 찍어 맛만 보면 알 수 있다. 백년을 기다릴 것 없다는 말이다.

 

걱정이 더 있다. 봄이 되면 학교의 도로 쪽에 능수벚꽃이 만발한 아름다운 모습으로 길손의 눈을 행복하게 한다. 길 쪽에 치우쳐 있으니 이 나무도 어떤 구실로 털 빠진 수탉 꼴이 날까 봐 조마조마 하다. 이원수 선생의 겨울나무동요가 생각난다. 나무야 나무야 겨울(학교) 나무야, 눈 덮인(살벌한) 비탈(학교 뜰)에 외로이 서서....

 

소나무는 어쩔 수 없겠지만 우거진 몽땅 연필 가지는 이제라도 제대로 솎아 키워야 하지 않을까? (2023. 6. 白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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